주간시흥 기사입력  2011/12/06 [10:51]
떼쟁이 울보 주원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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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정말 가을을 좋아 한단다. 요즘 낙엽이 지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아름다워 나무들이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잎들을 떠나보내는 모습이 왠지 아름답게 느껴지는 거 있지.
우리 예쁜 공주님은 나중에 어떤 계절을 좋아하게 될까?
엄마는 주원이가 커서 함께 팔짱을 끼고 산책을 할 생각을 하니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네. 맛있는 커피도 한잔 하자.
곤히 자고 있는 너의 모습은 정말 천사 같아 어쩜 그렇게 예쁘니. 잘때만. 호호 농담이야.
깨어 있을때는 엄마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계속 안아 달라 엉덩이만 들어도 어디 가는 줄 알고  쫓아 다니는 떼쟁이 공주 주원!
주원아 네가 4주 되었을 때 기저귀를 갈고 옷을 제대로 입히려고 하다가 목에 이상한 몽우리가 만져지는 걸 알게 되었단다. 갓난아기라서 항상 왼쪽으로만 고개를 돌리고 자서 무심하게 지나쳤는데 오른쪽 목에 몽우리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 했어.
다음날 소아과에 갔더니 의사선생님께서
“사경 인거 같아요 안산 고대 병원에 가셔서 초음파 검사를 해봐야  알 것 같네요 목의 근육이 뭉쳐서 한쪽으로 고개가 치우쳐 지는 병”이라고 말씀하셨어.
‘사경’. 엄마는 들어 보지도 못한 병명에 순간 뭔가에 얻어 맞은 듯한 기분이 들어서 한동안 병원에서 멍하니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단다.
도대체 왜 우리아이에게 이런 병이 생긴거지?  무엇때문일까?
엄마는 너무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단다. 다음날 안산고대병원을 갔지. 원인에 대해 여쭈어 보았더니 원인이 너무나 다양해 한가지로 결정을 내리기 힘드시다고 그러시는거야. 엄마 뱃속에서 한쪽방향으로만 고개를 돌리고 있어서 그럴 수 도 있고 환경 때문에 그럴 수 도 있다고.
아~ 엄마 때문에 우리 예쁜 아가가 아픈 거 같아서 너에게 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워 집에 와서 엉엉 울었단다.
우리는 재활의학과에서 물리치료를 시작했지. 넌 싫다고 막 우는데 너의 몸을 꽉 잡으며 물리치료사님을 도와드릴 수밖에 없었단다.
널 보고 있는 엄마의 가슴이 너무 아팠어. 네가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어디가 아프다고 표현이라도 할 텐데...
엄마는 죄인 아닌 죄인으로 너의 치료를 지켜보아야 했어. 그 시간은 엄마에게 너무나 큰 고통이어서 힘들어 지쳐서 매일 울면서 지냈단다.
엄마도 널 낳은지 얼마 되지 않아 몸이 다 회복된 상태가 아니었는데 너와 오빠를 챙겨서 매일 병원을 다녀야 하는건 진짜 힘들더라.
너에겐 정말 미안한 말인데 괜히 둘째를 낳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그냥 하나만 낳아서 제대로 키울걸. 너에게도 오빠에게도 잘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너는 아프고 오빠는 동생이 생겨서 마음속에 질투심 때문에 엄마를 힘들게 하고. 둘 다 울고 있을 때는 이게 지금 뭐하는 건가 라는 생각에 엄마로써의 자격도 없는 것 같았단다.
그 때로 돌아가라고 하면 정말 못갈 것 같아.
후. 엄마가 이렇게 힘들게 너랑 오빠를 키운걸 너희들은 나중에 알까?
사실 외할머니께서 힘들게 엄마를 키우셨다는 것을 너희들을 낳고 나서야 알게 되었는데 뭐. 나 혼자 잘나서 큰 줄 알고 외할머니 속도 많이 상하게 해드렸지. 공부 하라고 하는데 하지도 않고 반항도 하고 엄마가 나에게 해준게 뭐가 있냐고 가슴아픈 말도 하고 말이야. 부모가 되어 보아야 철이 드나봐. 엄마가 힘들어 하고 있을 때 구미에 살고 있는 나리이모가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어.
그래서 오빠를 맡겨두고 너랑 병원에 다니게 되었지. 매일 매일 치료를 받다 보니 네가 점점 오른쪽을 보고 있는 거 야 얼마나 감사하던지.
물리치료사님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정말 다행인 것은 너의 목에 있는 몽우리가 생각보다는 작아서 빨리 치료가 되고 있다고 이야기 해 주신 날은  날아 갈 것 같아서 정말 행복했단다.
2011년 8월 5일.
마지막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이제는 치료 졸업합시다” 하고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셨을 때 나도 모르게 “야호”하고 소리를 지를 번 했단다 .
감사 하고 또 감사 하고 감사했지. 주원이도 치료 받느라고 정말 고생했어.
주원아 치료 잘 받게 하려고 영화삼촌 나리이모도 도와주고 많은 분들이 널 위해 기도하고 애써 주셨단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자.
주원아. 네가 엄마를 향해 미소를 지어 줄땐 세상의 이런 예쁜 미소가 있을까 싶어서 너의 얼굴에다가 뽀뽀 해주고 싶고 깨물어 주고 싶고 왜 이렇게 예쁜거야.
참 이상해. 오빠를 키울 때는 처음이라서 그런 지 힘들다고만 생각하고 예쁜 걸 모르고 키운 것같은데 한번 키워보아서 그런지 넌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거 있지. 오빠한테는 비밀로 하자.
요즘 엄마는 너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어. 네가 너무 예쁘니깐 또 동생을 낳고 싶어.
엄마가 좀 살만 한가봐.
주원아 엄마는 널 만나서 행복하고 감사하고 고맙고 그렇단다. 우리 가정에 와줘서 정말 고마워.
앞으로 주원이가 성장하면서 힘든 일들이 많이 있겠지만 아마도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믿어!
너와 오빠가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되고 흥분이 된다.
사랑해 정말 정말 사랑해.  

2011년 10월 31일


우리 예쁜 공주에게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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